"육체를 떠난 이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종교적, 철학적 이유로 그 관점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왔다. 인간의 삶은 마치 성냥개비에 불을 붙인 듯 삶의 아름다움, 추함을 거침없고 강렬하게 불태운다. 장의사는 말한다. 장례를 치르면 치를수록 죽음이 마침표가 아니라 쉼표일 수도 있겠다고…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오가며 분주하게 영화를 만들고 있는 윤재호 감독의 새로운 다큐멘터리 <숨>은 죽음에 관한 단상이다. 어머니의 사망을 계기로 삶과 죽음의 문제에 천착하게 된 윤재호 감독은 이 다큐를 통해 죽음의 ‘물질성’을 들여다보려는 것 같다. 감독 어머니의 사망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한 장례지도사에게 넘어가, 그가 시신을 정성 들여 염하는 모습 속에서 숨이 빠져나간 육체가 무슨 의미를 지니는지를 묻는다. 한 특수청소부(유품정리사)를 통해서는 삶이 물리적으로 남기고 간 끈끈하고 질긴 흔적을 들여다본다. <숨>은 후반부에서 한 시대를 지배했던 군인 출신 대통령의 혼 없는 육체를 보여주며 권력과 부라는 것도 저승 앞에서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어찌 보면 죽음에 관한 이 같은 이야기가 그리 새삼스러운 게 아닐 수도 있지만, 막상 숨을 쉬지 못하는 시신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숙연한 마음으로 깊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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