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9일 월요일 진행된 제13회 전주프로젝트 ‘K-DOC CLASS’ 선정 결과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지난 공모에 지원해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러프컷 내비게이팅으로 선정된 세 편의 작품은 2회의 내비게이팅을 통해 문제를 찾고 대안을 마련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며, 러프컷 모니터링으로 선정된 한 편의 작품은 1회의 모니터링을 통해, 더욱 완성도 있는 제작단계로 나아갈 것입니다.

K-DOC CLASS

2020년에 전주국제영화제와 SJM문화재단은 K-DOC CLASS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K-DOC CLASS는 러프컷 내비게이팅과 러프컷 모니터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러프컷 내비게이팅은 한국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신인감독을 대상으로 러프컷 단계의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 멘토링을 제공하고, 퍼스트컷 단계로 들어가도록 돕는 길잡이가 되는 프로그램입니다. 러프컷 모니터링은 2작품 이상 제작한 경험이 있는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에게 러프컷 단계의 프로젝트에 어드바이징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러프컷 내비게이팅에는 5개 내외의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다큐멘터리 전문가들이 멘토링을 진행하며, 러프컷 모니터링에는 1개 내외의 프로젝트를 선정하여 어드바이징을 진행합니다.

K-DOC CLASS 선정작

- 러프컷 내비게이팅(총3편, 가나다순)

<마더케어서비스> | 감독 전찬영

<잠자리 구하기> | 감독 홍다예

<지구에 온 첼리스트> | 감독 박혁지

- 러프컷 모니터링(총1편)

<모어> | 감독 이일하

심사위원(가나다 순)

김원중 | SJM문화재단 사무국장

문성경 |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이혁상 | 감독

K-DOC CLASS 심사평

전세계 영화산업도 코로나19 팬더믹을 피할 방도는 없었습니다. 영화 제작 현장은 문을 닫았습니다. 개봉은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영화 축제는 온라인으로 전환되거나, 취소되었습니다. 심지어 영원히 사라지기까지 했습니다.

전 지구적 재난 앞에서 다큐멘터리 역시 바람 속 촛불입니다. 다큐멘터리 제작에 있어 ‘대면’은 촬영 이상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나, 사건을 마주하며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시작합니다. 대면하며 영감을 얻고, 관계를 맺고, 깊이를 더하며 결국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해냅니다.

그러나 ‘비대면’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갈 길을 잃은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은 카메라를 내려놓았습니다. 잠시 숨을 고르자 마음 먹었지만, 숨을 죽여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올해 K-DOC CLASS 심사를 하며 우리는 속수무책의 제작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지원 프로젝트가 줄어들었음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깊이와 넓이를 알 수 없을 무기력을 마주할 것이란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올해 프로젝트 안에는 미래를 향한 불씨가 살아 있었습니다.

홍다예 감독의 <잠자리 구하기>는 거칠고 성긴 작품입니다. 하지만 감독의 고민에는 ‘바닥을 쳐보겠다’는 진심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작품의 가능성을 가늠할 반짝이는 순간을 발견했습니다. 박혁지 감독은 이미 다큐멘터리 장인입니다. 그의 오랜 프로젝트 <지구에 온 첼리스트>에는 관록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장애-감동-휴먼’ 스토리를 뛰어넘어 새로운 이야기의 가능성을 엿보았습니다. 전찬영 감독의 <마더케어서비스>는 과감하고 용감한 작품입니다. 감독 자신의 삶 속에서 정치를 발견하고, 저항하며, 변화를 이끌어내는 감독의 패기에 좀 더 큰 힘을 싣고 싶었습니다. 러프컷 모니터링 선정작인 이일하 감독의 <모어>에는 놀랍도록 ‘퀴어(Queer)’한 시도로 가득합니다. 이슈를 향해 과감히 돌진하는 이일하 감독의 에너지는 <모어>를 새로운 LGBTQ 다큐멘터리로 만들 것이라 확신합니다.

엄혹한 팬더믹의 상황 속에서, 네 편의 프로젝트는 각자의 방식으로 결국 삶을 찬미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반갑고 소중합니다. 우리 모두 의지를 잃지 않고 2021년 5월의 전주에서 뵙게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부디, 건강합시다.

K-DOC CLASS 심사위원 일동